JMS 2.0 오목사 사건의 전말: 히든아이의 폭로부터 구속까지, 우리 사회가 주목해야 할 진실
2023년 가을, 대한민국 사회는 또다시 종교인의 탈을 쓴 추악한 범죄에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한때 젊은 층과 소통하며 ‘힙한 목사’로 알려졌던 인물이, 그 신뢰를 무기 삼아 끔찍한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사실이 수면 위로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유튜버 ‘히든아이’의 폭로로 시작되어 ‘JMS 2.0’이라는 꼬리표까지 붙게 된 ‘히든아이 오목사 사건’.
이 사건은 단순히 한 개인의 일탈로 치부할 수 없는,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와 어두운 단면을 고스란히 드러냈습니다. 헌신과 믿음이 어떻게 착취의 도구가 될 수 있는지, 그 참혹한 진실과 사회적 파장을 깊이 있게 분석해 보겠습니다.
1. 사건의 시작: 유튜버 히든아이의 충격적인 폭로
사건의 서막을 연 것은 2023년 10월, 유튜브 채널 ‘히든아이’에 올라온 영상 한 편이었습니다. 영상은 경기도 화성시에서 ‘예수마을교회’를 담임하며 청년 사역에 집중하던 30대 목사, 오택근(이하 오목사)의 만행을 고발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오목사는 SNS와 유튜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젊고 친근한 이미지로 신자, 특히 10대와 20대 청년들에게 다가갔습니다. 그는 신앙 상담을 빌미로 신도들과 개인적인 관계를 형성했고, 이 과정에서 다수의 여성 신도들을 상대로 상상조차 하기 힘든 요구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히든아이가 피해자들의 제보를 바탕으로 공개한 내용은 충격적이었습니다.
- ‘순결 서약’과 ‘순결 검사’: 오목사는 여성 신도들에게 “하나님 앞에 순결을 서약해야 한다”고 강요했습니다. 더 나아가 “순결을 잘 지키고 있는지 영적으로 확인해야 한다”는 해괴한 논리를 내세워 신체 특정 부위나 나체 사진을 찍어 보낼 것을 요구했습니다.
- 가스라이팅: 사진 전송을 거부하거나 의문을 제기하는 신도에게는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부족하다”, “마귀가 꼈다”며 죄책감을 심어주고 심리적으로 고립시켰습니다. 이는 피해자들이 스스로를 탓하게 만들어 저항할 수 없게 만드는 전형적인 가스라이팅 수법이었습니다.
- 온라인 그루밍: 카카오톡 등 메신저를 통해 “사랑한다”, “너는 특별한 존재다”와 같은 말로 친밀감을 쌓은 뒤, 점차 성적인 메시지와 음란한 사진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피해자들을 길들였습니다.
피해자 중에는 미성년자까지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회적 공분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습니다. ‘젊은 목사’의 친근한 가면 뒤에 숨겨진 추악한 민낯이 드러나는 순간이었습니다.
2. 신뢰를 악용한 그루밍 성범죄의 실체
오목사 사건의 핵심은 ‘종교적 권위를 이용한 그루밍 성범죄’라는 점입니다. 그루밍(Grooming)이란 가해자가 피해자와 신뢰 관계를 형성하여 심리적으로 지배한 뒤 성적으로 착취하는 행위를 의미합니다. 오목사는 이 과정에서 ‘목사’라는 직위와 ‘신앙’이라는 매개를 매우 교묘하게 사용했습니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신앙심이 깊고, 삶의 고민을 종교 지도자에게 의지하려는 순수한 마음을 가진 청년들이었습니다. 오목사는 바로 이 점을 파고들었습니다.
범죄 수법 | 구체적인 행위 | 피해자가 느끼는 심리 |
---|---|---|
신뢰 형성 | 친근한 소통, 개인적 고민 상담, “너는 특별하다”는 메시지 | “목사님이 나를 특별하게 생각하신다”, “나를 이해해 주신다” |
심리적 지배 | “하나님의 뜻이다”, “순종해야 복을 받는다”는 종교적 언어 사용 | 요구를 거절하면 믿음이 부족한 것처럼 느껴지고 죄책감을 느낌 |
고립 | 비밀 유지를 강요하며 다른 사람과 상담하지 못하게 막음 | “이건 목사님과 나만의 특별한 관계다”라고 착각하게 만듦 |
성적 착취 | ‘순결 검사’ 등 종교적 행위로 포장하여 성착취물(사진, 영상) 요구 | 수치스럽지만 ‘믿음의 행위’라고 자기 합리화를 하며 요구에 따름 |
이러한 과정 속에서 피해자들은 자신이 성범죄의 피해자라는 사실조차 인지하기 어려웠습니다. 오히려 자신의 ‘믿음 부족’을 탓하며 극심한 수치심과 죄책감 속에서 고통받았습니다. 이는 종교적 권위가 얼마나 강력한 통제 기제로 작동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비극적인 사례입니다.
3. 폭로 이후의 전개와 사법 처리 현황
히든아이의 폭로 영상이 공개된 후, 오목사는 즉시 자신의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계정을 삭제하고 잠적했습니다. 예수마을교회 홈페이지 역시 폐쇄되었습니다. 하지만 그의 섣부른 증거인멸 시도는 쏟아지는 추가 폭로와 사회적 관심을 막을 수 없었습니다.
사건의 심각성을 인지한 경찰은 즉시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피해자들의 용기 있는 증언과 히든아이가 확보한 증거 자료들을 바탕으로 수사는 급물살을 탔고, 마침내 오목사는 법의 심판대에 서게 되었습니다.
2024년 3월 14일, 수원지방검찰청은 오목사(오택근)를 구속 기소했습니다.
적용된 혐의는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 위반(성착취물 제작·배포 등), 아동복지법 위반(아동에 대한 음행 강요·매개·성희롱 등) 이었습니다. 검찰 수사 결과 확인된 피해자만 11명에 달했으며, 이 중에는 10대 미성년자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수사 기관의 구속 기소는 히든아이의 폭로가 단순한 의혹 제기가 아닌, 명백한 ‘사실’에 기반한 고발이었음을 공적으로 입증한 것입니다. 이제 법의 엄정한 판결을 통해 그가 저지른 죄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는 일만 남았습니다.
4. ‘오목사 사건’이 우리 사회에 던진 질문들
이 사건은 우리에게 여러 가지 무거운 질문을 던집니다. 이는 단순히 한 명의 범죄자를 단죄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제2, 제3의 오목사가 나타나지 않도록 사회 시스템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어야 합니다.
첫째, 종교계의 자정 능력은 어디에 있는가?
JMS 정명석 사건부터 이번 오목사 사건까지, 종교 지도자에 의한 성범죄는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습니다. 폐쇄적인 공동체 문화와 지도자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 구조가 범죄의 온상이 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교단 차원의 감시 시스템 강화, 성범죄자에 대한 무관용 원칙 적용 등 실질적이고 강력한 자정 노력이 시급합니다.
둘째, ‘사이버 렉카’의 사회적 역할과 책임은 무엇인가?
히든아이와 같은 폭로 전문 유튜버들은 ‘사이버 렉카’라는 비판을 받기도 합니다. 자극적인 이슈를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는 부정적인 시선도 분명 존재합니다. 하지만 이번 사건에서 히든아이는 기존 언론이 접근하기 어려운 문제를 공론화하고, 피해자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창구를 제공하며 가해자가 법의 심판을 받게 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이는 사이버 렉카의 ‘사회적 순기능’을 보여준 사례로, 이들의 역할과 책임의 경계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함을 시사합니다.
셋째, 우리는 디지털 그루밍 범죄에 얼마나 민감한가?
오목사의 범죄는 대부분 카카오톡과 같은 일상적인 플랫폼을 통해 이루어졌습니다. 이는 그루밍 성범죄가 더 이상 특별한 공간이 아닌, 우리 아이들과 청년들의 일상 깊숙이 파고들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가정과 교육 현장에서 디지털 성범죄의 위험성과 그루밍의 구체적인 수법에 대해 실질적인 교육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절실합니다.
마치며: 정의를 향한 길고 긴 싸움
‘히든아이 오목사 사건’은 한 사람의 신뢰가 어떻게 무너지고, 그 상처가 한 개인의 삶을 얼마나 깊이 파괴할 수 있는지를 똑똑히 보여주었습니다. 오목사가 구속 기소된 것은 정의를 향한 첫걸음일 뿐입니다. 이제 그에게 합당한 처벌이 내려지고, 무엇보다 평생의 상처를 안고 살아갈 피해자들이 온전히 회복하고 일상을 되찾을 수 있도록 사회 전체의 지지와 연대가 필요합니다.
우리는 이 사건을 기억해야 합니다. 다시는 성스러운 공간이 범죄의 소굴이 되지 않도록, 더 이상 믿음을 배신당하는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우리 사회의 감시와 견제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